러 외무장관 "트럼프 측이 제시한 우크라 평화협정안 거부"

"유럽 평화유지군 우크라 배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5일 (현지시간) 몰타 타칼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서 “서방이 냉전을 부활시키고 러시아와 직접적인 충돌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12.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제시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안을 거부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는 트럼프 측이 현재 형성된 접촉선(싸우고 있는 양쪽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전선)을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적대 행위를 동결하고 러시아와의 갈등 고조 책임을 유럽에 돌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우리는 트럼프 측 대표단으로부터 나온 제안에 분명히 만족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유럽 평화유지군을 파견한다는 방안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측이 서방의 무기 공급을 지속하고 휴전을 감시하기 위해 유럽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20년 연기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파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유럽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라브로프는 아직 평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신호를 받지 못했다면서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까지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전후 단절된 미·러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미국이 먼저 움직인다면 러시아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교류할 의지가 있다고 발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점령지 양보 거부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거부 등 러시아의 기존에 요구했던 대화 조건을 고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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