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내정간섭 멈춰라"…독일 정치권, '극우정당' 지지에 발끈
"간섭적이고 고압적…민주주의 돈으로 살 수 없다"
머스크 "AfD는 극우정당 아냐…유일한 독일 희망"
- 박재하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김지완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의 극우 성향 야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두둔하는 기고문을 내자 독일 내에서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겨냥해 "서구 민주주의 역사상 우방국의 선거운동에 (머스크와) 비슷한 간섭 사례가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fD에 투표하라고 독려한 머스크의 기고문이 "간섭적이고 고압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집권 사회민주당(SDP)의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대표도 이러한 내정간섭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에스켄 대표는 "머스크의 세계에서는 민주주의와 노동자의 권리는 더 많은 이윤에 대한 장애물일 뿐이다"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돈으로 살 수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머스크는 전날 독일 신문인 벨트 암 존탁 기고문에서 독일이 "경제적·문화적 몰락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오로지 AfD가 독일이 과거 모습으로 회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어 "AfD는 극우로 묘사되지만, 자신들의 우려가 기득권에 의해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독일인들이 공감하는 정치적 현실주의를 대표한다"고 적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에도 자신이 소유한 엑스(옛 트위터·X)에 "독일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AfD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중도와 좌파 진영에서 '나치의 후예'라는 비판을 듣는 AfD는 유럽연합(EU) 탈퇴와 반난민·반이슬람을 표방하는 정당이다.
이에 독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은 2021년 극단주의적 성향을 이유로 AfD를 감시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 내각이 붕괴해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다. AfD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jaeha6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