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동은 동물원, 지옥에나 가라"…러 간호사, 군인남편에 투덜

우크라 정보국, 모스크바 병원 통화 감청 내용 공개
"벌써 200명…똑같이 생겨서 구분 못해" 인종차별도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동부의 한 군사 훈련 시설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물자를 받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은 러시아 매체 아스트라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영상 갈무리. 2024.10.18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200명이 사상했다는 보고가 나온 가운데 러시아 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가 부상 북한 군인들에 대해 불평하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 러시아 병원 간호사의 통화 감청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스크바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간호사는 "그들은 북한인들을 우리 병원으로 데려왔다"며 "어제는 열차에 100명 정도가 있었고 오늘 또 다른 120명이 있었다. 벌써 200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상한 북한 군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병동이 재편됐다고 불평했다. 간호사는 "북한인들이 엘리트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우린 그들을 위해 특정 병동을 확보했다. 이 사람들은 특권을 갖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간호사는 북한 군인들이 마취 주사를 놔달라고 하면 거절할 것이라고 말하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지옥에나 가라.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라고 말할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북한 사람들이 다 똑같아 보이며 의사소통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토로했다. 간호사는 "그들은 다 똑같아 보인다"며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구별하냐. 마커로 이마에 써놓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동물원이 따로 없다. 곧 대화할 사람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 그들은 뭔가 횡설수설하며 중얼거린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며 "그들은 북한 사람이고 우리 편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인들은 미국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UI)은 지난 14일 기준 북한군이 포함된 러시아 전투부대의 사상자 추정치가 약 200명이라고 집계했다. 이후 DUI는 지난 16일 북한군에서 최소 30명의 추가 사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