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반포경단체 '시셰퍼드' 설립자 석방…日 인도 요청 거부돼
법무부 '일본서 판결받을 경우, 그린란드 구속 기간 반영될지 불확실'
왓슨 "구속 기간 중 4000통 넘는 편지 받아…일본서도 격려 많이 보내줘"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Sea Shepherd)'의 설립자이자 반(反)포경 운동가 폴 왓슨(74)이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지방법원에서 5개월 만에 석방됐다.
BBC에 따르면 캐나다계 미국인 왓슨은 지난 7월, 그린란드 남서쪽에 위치한 누크에서 일본의 공장식 포경선 '간게이마루(関鯨丸)'호를 막아서다가 체포됐다.
앞서 일본 해상보안청은 2010년 2월, 남극 해역에서 왓슨이 일본 포경선을 파손하고 승무원을 다치게 하는 등 업무 방해 혐의로 2012년, 왓슨에게 체포장을 발부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에 국제 수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석방은 덴마크 정부가 일본의 인도 요청을 거부하면서 이뤄졌다. 덴마크 법무부는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난 점을 감안했으며, 일본에서 판결받게 될 경우 그린란드에서 구속됐던 기간이 반영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우려했다.
왓슨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속 기간 중 4000통이 넘는 편지를 받아 압도됐다"며 "일본에서도 격려의 편지를 많이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은 집에 돌아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다음에는 지금까지 해 온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들과 프랑스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살고 있는데, 포경에 반대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부부도 왓슨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분류한 적색 목록에서 위기(Endangered)종으로 지정돼 있다. 공장식 포경과 혼획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으며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가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은 "현재도 매년 1000마리 이상의 고래가 희생되고 있다"며 "지난 20년간 300% 증가한 해상 교통은 서식지를 파괴하고 고래의 먹이 활동과 소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업 장비와 그물 역시 매년 30만 마리의 고래를 옥죄어 죽이고 있다.
국제사회는 1946년 '국제포경규제협약'을 비준하고 국제포경위원회를 구성해 포획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은 30년간 상업적 포경을 중단했다가 2019년 국제포경위원회에서 탈퇴한 후 활동을 재개했다. 상업적 포경을 중단했던 기간에도 연구 목적의 포경은 계속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한편 고래는 똥만 싸도 바다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 배설물에 든 인과 철분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환경 전문 비영리 매체 Earth.Org에 따르면 고래가 조성한 식물성 플랑크톤은 매년 세계적으로 고정된 탄소의 약 40%를 흡수하고 세계 산소의 거의 절반을 생산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래는 평생 평균 33톤의 탄소를 몸에 직접 저장한다. 최상위 포식자인 고래는 탄소가 풍부한 하위 해양 생물을 섭취해 탄소를 몸에 저장하고 긴 수명이 다하면 이 탄소를 가지고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일부 탄소는 해양 퇴적물로 쌓인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