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바이든과 나토 가입 논의 계획"…트럼프 2기 출범 대비

"우크라 나토 가입 시기 명확한 이해 필요"…우외국군 주둔 방안 거론하기도
트럼프, 취임 후 우크라 지원 축소 시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서방 국가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는 조만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나토 가입 초청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바이든)는 현직 대통령이고 그의 의견에 달려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아직 백악관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언제 유럽연합(EU)에 속할 것인지, 언제 나토에 속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이 이뤄지거나 우리가 (나토에) 초대를 받았더라도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이 이뤄진다면 누가 우리에게 안보를 보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평화 협상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허용할 경우 확전 등도 우려하고 있어 가입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재차 강조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해 왔다. 이에 취임 후 빠른 종전을 위해 지원 중단 혹은 축소 카드를 꺼내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8일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도 취임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파병 발언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때까지 외국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마크롱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속하지 않는 동안 우크라이나 영토에 한 국가의 일부 군대를 주둔시켜 우리의 안보를 보장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월 유럽 국가들의 파병 가능성에 "어떤 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우크라이나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프랑스 군대 파병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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