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24시간 종전 공언, 전장에선 ‘허공 속 메아리’
"단기적 평화만 가능하고 전쟁 지속될 것…우크라 버려지고 있어"
"24시간 안에 종전 '달콤한 꿈' 믿지 않아…5~10년 안에 다시 침공할 것"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나 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이에선 종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 진격을 막고 있는 코스티야는 3일(현지시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월 20일은 트럼프의 취임식"이라며 "1월 21일 전쟁은 끝나고 1월 22일에는 집에서 내 생일을 축하할 계획"이라고 비꼬았다.
코스티야는 휴전이 이뤄진다고 해도 러시아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단기적인 평화만 얻을 것이고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서방 국가들이 훨씬 더 강력한 적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버려지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들은 러시아와 다시 거래를 할 것이고 우리는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티야와 함께 복무 중인 발레리야도 '빠른 평화가 가능하다'는 코스티야의 발언에 "하지만 그건 우리 희생을 대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취임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종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지난달 27일 키스 켈로그 전 육군 중장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지명하면서 전쟁 종식을 위한 첫발을 뗐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구상 중인 종전안 우크라이나에는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FP 통신이 미국 전쟁 연구소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1월에 도네츠크 지역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725제곱킬로미터 이상 진격했다.
포크로우스크 인근에 배치된 볼로디미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러시아는 다시 공격할 것"이라며 빠른 종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프랑스 작가인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콜사인을 사용하는 전직 역사 교사는 "24시간 안에 평화가 올 것이라는 달콤한 꿈을 믿지 않는다"며 "휴전을 선언하자마자 나는 이 나라를 떠날 것이다. 그들(러시아)은 5년에서 10년 안에 재무장한 채 우리에게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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