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무 "영국 해협 국경통제 하청노릇 더는 못 해"
불법 이민자 여권검사 해주는 투케 협정 파기 경고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프랑스 내무장관은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영국의 국경 보안 하청 노릇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강경 우파로 분류되는 브뤼노 르타이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영국의 관계는 더 이상 프랑스에 대한 하청 계약으로 격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르타이오 장관은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영국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여권 검사를 프랑스에서 하도록 한 2004년 '투케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이 협정을 통해 프랑스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어느 정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협을 넘어 영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1차 통제선을 맡고 있는 프랑스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최소 72명의 이민자가 영국 해협에서 선박을 타고 가던 중 사망했는데, 이는 이민자들의 해협 횡단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르타이오 장관은 "프랑스는 모든 당사자의 책임을 명시하는 전 지구적 협약을 원한다면서 "모든 부담을 지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프랑스 주간지 라부아뒤노르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프랑스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며 "유럽 파트너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파운드로 우리의 침묵을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민 문제로 양국의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르타이오 장관은 영국 내무장관을 내달 9일 만날 예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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