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서 극우 야당 후보 깜짝 결선행…'친러시아 성향'
치올라쿠 현 총리 앞서…과반 득표자 없어 12월 결선 투표
"현 체제 대규모 항의" 분석 속 "러 선거 개입 가능성" 거론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의 극우 성향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62)가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투표 진출을 확정지어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대선 개표가 98.66% 가량 진행된 가운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22.59%를 획득해 19.55%를 얻은 마르첼 치올라쿠 현 총리(56)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율상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치올라쿠 총리가 내달 8일에 있을 결선 투표 진출이 확실시된 상황이다.
두 사람의 성향은 완전히 반대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인물이다.
치올라쿠 총리는 루마니아 최대 정당인 사회민주당(PSD)을 이끌고 있으며 친서방적 성향이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편에 서 있다.
이원집정부제인 루마니아 정치 체제에서 5년 임기의 루마니아 대통령은 EU와 나토를 포함한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결정권을 갖는다.
당초 치올라쿠 총리와 극우당 결속동맹(AUR)의 제오르제 시미온 대표가 1차 투표에서 다수의 표를 획득해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터다.
시미온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시미온 대표는 4위를 기록했다. 3위에는 중도우파 성향 야당인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당초 AUR의 일원이었다. 그러 그의 친러시아, 반(反)나토 입장이 당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는 지적이 당에서 나오자 탈당했다.
그는 2021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루마니아 내 미군기지에 배치된 나토의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외교의 수치"라고 칭한 바 있다. 또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나토는 회원국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루마니아 정치 컨설턴트인 크리스티안 안드레이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선전에 대해 "현 체제에 대한 대규모 항의 또는 반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루마니아 바베슈 보여이 대학의 세르주 미스코유 교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오르제스쿠의 입장 및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 사이 불일치를 고려해본다면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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