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와의 평화협상에 관심…우크라 나토가입 포기 조건"

로이터통신 보도…"영토 양보도 배제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현지시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식하려는 의지에 관해 말한 것은 적어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4.11.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점령지에 대한 양보를 배제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로이터는 크렘린궁의 의사에 정통한 5명의 전현직 러시아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가 중재하는 대화에서 푸틴이 사안에 따라 휴전에 광범위하게 동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3명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의 정확한 분할에 관해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 4개 지역이 자국의 핵우산으로 보호되는 러시아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현재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돈바스의 80%를, 자포리자와 헤르손의 70% 이상을 통제하고 있으며 하르키우의 3%와 미콜라이우의 일부도 통제한다.

29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러시아 군의 공습을 받아 폐허가 된 아파트가 보인다. 2024.09.30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다른 2명의 소식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미콜라이우 등 비교적 작은 지역에서는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모든 휴전 협정이 전장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단기간 휴전은 서방에 의한 우크라이나의 재무장을 허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발다이 국제 토론클럽 연설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면 양국의 선린 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익을 훼손하는 잘못된 손의 도구로 계속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소식통 2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에이태큼스(ATACMS)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면서 모든 합의가 지연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더 많이 요구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전현직 관리 5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나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용납하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받아내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측의 양보에는 군사 규모를 제한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어 사용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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