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라 떠나고 싶다면 오세요'…伊 마을, 집값 1500원 파격 제안

美 대선 결과에 좌절한 이들 위해 염가에 주택 공급 및 알선
외국인 유치해 반토막난 마을 인구 증가 및 경제 활성화할 목적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올롤라이 마을이 개설한 이주 권장 웹사이트 갈무리. 주로 미국인을 대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2024.11.20/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세계 정치에 지쳤나요? 새로운 기회를 잡고 더 균형 잡힌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시나요?"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좌절한 미국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단돈 '1유로(약 1500원) 주택'이라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이탈리아 사르데냐(사디니아)섬 올롤라이 마을이 미국인을 유치해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 이 같은 홍보문을 올렸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란체스코 콜롬보 시장은 CNN에 "물론 우리는 이제 막 당선된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가 바로 많은 미국인들이 현재에서 벗어나고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선거 후 이주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히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했다.

현재 미국인 입주민을 맞이할 준비가 끝난 주택은 리모델링이 필요한 1유로짜리부터 최대 10만 유로(약 1억5000만 원)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일부 디지털 유목민에게는 무료 주택이 제공된다.

콜롬보 시장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이 신청하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은 빠른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마을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금까지 웹사이트에 접수된 주택 관련 문의는 3만8000건에 이르며, 접수자 중 대부분은 미국인이었다.

지난 100년간 올롤라이의 인구는 2250명에서 현재 1150명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소수에 불과하며, 많은 주민들이 더 나은 일자리와 삶을 찾아 마을을 떠났다.

올롤라이 마을이 속한 사르데냐는 지중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