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순간에 무용지물된 '핫라인'…크렘린 "미국과 사용 안해"(종합)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기라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2024.07.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기라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2024.07.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만들어진 크렘린과 백악관 간의 특별 비상 핫라인이 현재 사용 중이 아니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국영 뉴스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와 타스 등에 따르면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한 특별한 보안 라인이 있다고는 말했다.

그는 이 소통 채널이 현재 연결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와 미국 양국 대통령 사이에 특별한 보안 통신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화상통신도 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비상 상황에도 이를 통한 접촉은 없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의 말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했는데 특별 비상 핫라인까지 막혀 있다는 뜻이다.

크렘린궁 웹사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푸틴과 미국 지도자의 마지막 전화 통화는 2022년 2월 12일에 이루어졌다. 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고, 주요 주제는 러시아에 대한 안보 보장과 우크라이나 주변 상황이었다.

워싱턴-모스크바 핫라인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소련과 미국 지도자들 간의 긴급 협상을 위해 만들어져 1963년 8월 30일에 운영을 시작했다.

냉전 기간 이 회선은 비상 상황에서 잘 작동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와 미국 대통령은 필요한 경우 직통 전화로 의사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대한 '사이버 간섭'으로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핫 라인'을 사용했다고 언론이 보도했지만, 크렘린궁은 이를 부인하면서 양측 대화가 평소 쓰던 비공개 회선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해 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의 사용을 허가해 이미 이의 사용이 이뤄졌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핵 교리'(핵무기 사용 규정)를 개정했는데, 그 내용은 비(非)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로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