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러스'에 쪼개진 독일 의회…야당들, 전쟁 피하려는 총리에 반발
자유민주당 "바이든처럼 숄츠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집권 사민당 "타우러스 우크라 인도 안돼…계속 고수할 것"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 사용을 허가했지만,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간절히 원하는 장거리 미사일 타우러스를 지원하는 것에 선을 긋고 있다. 사회민주당(SPD)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독일이 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반대를 고집하고 있지만 다른 야당들은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원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은 오랫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원했던 무기로, 독일 무기 중 가장 강력하다. 사거리가 500㎞에 달해 미국 에이태큼스보다 더 멀리 비행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러시아의 로켓 발사가 증가했는데 타우러스는 러시아 영토 내로 깊숙이 날아가 로켓을 쏘고 있는 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약 2주 전 숄츠 연정을 탈퇴함으로써 새로운 선거를 치르게 만든 자유민주당(FDP)은 타우러스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가장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 당은 이 문제를 의회에 가져가길 원해, 다음 달 2월23일 조기 총선 전에 의회에 발의안을 제출하고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자유민주당 의원인 마리 아그네스 스트라크 짐머만은 X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며 "숄츠 총리도 유럽의 안보를 위해 임기 말에 뒤늦게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총리가 동맹국과 함께한다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는 이제 마침내 행동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독일 최대 야당인 기독민주연합(CDU)도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 인도를 지지하고 있다. 녹색당 소속인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도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녹색당 역시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미사일은 '타게팅(목표 조준)에 대한 책임감'이 공유될 때만 사용될 수 있다며 미사일 제공이 독일을 바로 전쟁에 휘말리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숄츠 총리는 "그것(독일의 전쟁 연루)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총리가 속한 SPD도 총리의 입장을 지지해 사스키아 에스켄 당수는 타우러스의 인도는 불가능하며 "우리는 이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 CDU는 연방의회에 타우러스 인도를 요구하는 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채택되지 못했다. 하지만 DW는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제공에 힘입어서 또 다른 동의안이 의회에 제출되고 이번엔 채택된다 해도 여전히 구속력이 없다고 전했다. 무기 전달을 결정하는 것은 연방의회가 아니라 총리가 의장을 맡은 비밀 내각 위원회인 연방 안전보장이사회이기 때문이라고 DW는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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