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교리 개정 승인했다…"러 위협국 지원은 공동 공격자"(상보)

우크라이나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 정면 겨냥
미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우크라전 1000일째 결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 참석해 "나는 미국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모든 정상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11.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권진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개정된 핵 교리(독트린)를 승인했다.

이날 푸틴이 승인한 핵 교리는 비(非)핵 국가가 핵 보유국가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지원국 또한 러시아에 대한 공동 공격자로 간주하겠다는 게 골자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등 서방을 정면 겨냥한 결정이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푸틴은 개정된 핵교리를 승인하는 대통령령(러시아 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공동 공격자' 외에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침략이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 △러시아 또는 동맹국에 대한 침략은 연합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 △러시아 또는 동맹국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사용이 있을 경우 등이 명시됐다.

대량살상무기는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 등이 대규모로 발사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전반적 기조가 미국과 유럽의 서방국가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는 교리를 따온 것으로도 보인다.

핵무기 사용 결정은 러시아 연방 대통령(푸틴)이 내린다.

푸틴의 승인으로 '핵 교리 개정안'은 이날부터 발효된다.

당초 러시아의 핵 교리는 적으로부터의 핵 공격 또는 국가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자국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서방국가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는 상황 등이 이어지자 핵 교리를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푸틴은 올해 9월 25일 핵 교리 개정을 공식화했다.

이후 러시아는 상황을 지켜보는 듯하더니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 교리 수정이 실질적으로 공식화됐다"고 말했다.

뒤이어 푸틴의 승인이 이뤄졌다.

승인 시기에서도 의미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 결정을 내린 직후 승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이날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