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허용'에…러, 핵교리 개정 공식화
조정 여부는 공식화 됐으나 문서화는 아직
러 "美와 관계 정상화 열려 있지만 혼자서는 탱고 못 춰"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결정을 내린 이튿날, 러시아가 핵교리 개정을 공식화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핵 교리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정이 실질적으로 공식화됐지만 아직 문서화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처음으로 허용했다고 밝힌 바로 다음 날 나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핵교리 개정을 위해 지난 9월 25일, 핵 억지가 적용되는 국가와 군사 동맹의 범주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기존 핵교리는 적의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때만 핵무기 사용을 허용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개정한 핵교리는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이 두 국가가 공동 공격을 한 것으로 간주한다. 러시아 연방을 향한 전략 및 전술 항공기·순항 미사일·무인기·초음속 및 기타 항공기 대규모 발사와 러시아 국경 침범 등도 핵억지 범주에 포함됐다.
이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하는 것은 곧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미국,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엄포를 놨다. 나토의 군사 인프라와 인적 자원이 미사일 조준 및 발사 작업에 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간청에도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던 미국이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이 영향을 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선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평화 협상을) 압박하기 불과 몇 달 전에 생명선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열려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탱고를 출 수 없다"고 말했다.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처음 "제재 경쟁"을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며 "이것은 워싱턴에 의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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