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전기없이 사는 법'…북유럽 국가들, 전쟁 대처 책자 배포

스웨덴 '전쟁이 일어나면' 책자 500만부 배포
핀란드는 온라인 배포…최소 3일간의 식·음료 보관해야

2024년 11월 18일 한 스웨덴 남성이 "위기나 전쟁이 온다면"이라는 제목의 비상상황 대비 소책자의 최신 버전을 들고 있다. 스웨덴은 주민들에게 전쟁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촉구하는 약 500만권의 소책자를 이날부터 보내기 시작했고, 이웃 나라인 핀란드는 비슷한 내용의 대비책을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수년째 계속되는 유럽의 전쟁 와중에 겨울까지 맞은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대처 책자를 국민들에게 배포했다. 중립국이었던 두 나라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며 중립국 지위를 포기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수백만 명의 스웨덴 국민들은 전쟁이나 다른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대비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담은 책자를 받기 시작했다. 이웃 핀란드도 "사건과 위기에 대비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조언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노르웨이 사람들도 최근 극단적 기후, 전쟁 및 기타 위협이 발생할 경우에 일주일가량 버틸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의 책자를 받았다. 덴마크는 이미 지난여름, 비상사태에서 3일간은 버티도록 물, 식량 및 의약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집에 보관해야 할 품목으로 콩 통조림, 에너지 바, 파스타와 같은 장기 보관 식품과 핵사고 시 요오드 정제를 포함한 의약품을 들고 있다.

스웨덴 사람들에게 시민 비상사태 책자라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쟁이 일어나면'이라는 제목의 이 책자 초판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제작되었고 냉전 중에 업데이트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개편된 책자에는 중간에 있던 메시지가 앞쪽으로 옮겨졌다, 내용은 "스웨덴이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저항을 중단해야 한다는 모든 정보는 거짓이다"는 것이었다.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핀란드는 항상 높은 수준의 방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스웨덴은 인프라를 축소했고 최근 몇 년 동안에야 다시 방위 수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핀란드인들은 겨울의 영하 20도에서 며칠 동안 전기 없이 지내는 만일의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핀란드의 체크리스트에는 알약으로 된 요오드, 인스턴트 음식, 반려동물 사료, 예비 전원 공급 장치가 포함됐고 스웨덴 체크리스트는 감자, 양배추, 당근, 계란이 볼로네즈 소스 통조림과 블루베리와 로즈힙 수프와 함께 권장됐다.

문제는 이들 물품을 어디에 보관하냐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권장 사항 중 하나는 72시간 동안 먹을 충분한 음식과 식수를 보관하는 것인데 아담한 주택이나 미니 주택이 많은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이를 보관할 공간이 있냐도 문제라고 BBC는 짚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