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슬로바키아 총리 "미 에이태큼스 승인, 전례없는 긴장고조 행위"
"바이든 결정, 평화 회담 방해하거나 지연하려는 것"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타격에 미국산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친러시아 성향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전례 없는 긴장 고조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바이든의 결정은) 평화 회담을 완전히 방해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피초 총리는 유라이 블라나르 외무장관과 로베르트 칼리낙 국방장관에게 "어떠한 국제 행사에서도 미국의 결정을 지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을 바라는 사람들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이웃 국가로서 슬로바키아에는 우크라이나의 평화 달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친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되는 피초 총리는 지난해 9월 치러진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총알 한 발도 줘선 안 된다'는 구호로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문제에서 줄곧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을 비판하고, 유럽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해서 펼쳤다.
피초 총리는 지난 5월 각료 회의를 마치고 지지자들을 만나던 도중 총에 맞아 쓰러지는 일을 겪었다. 그는 3시간 30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뒤 현재는 건강을 그럭저럭 회복한 상태다.
이날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이 전쟁의 격화를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몇몇 러시아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제3차 세계대전이나 우크라이나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를 타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참전으로 간주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