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외무, 서방 지도자들에게 "푸틴에 전화말라" 촉구
푸틴과 최근 통화한 숄츠 독일 총리 염두에 둔 듯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핀란드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독일 TV에 출연해 서방 지도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는데 이를 염두에 둔 말이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날 엘리나 발토넨 핀란드 외무장관은 독일 ARD 방송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크렘린의 시선을 끌기 위한 또 다른 경쟁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유럽 국가의 지도자들이 푸틴과 조정되든 조정되지 않았든 전화 통화를 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에 있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5일 숄츠 총리는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푸틴과 통화했다.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전쟁을 비난하고 푸틴에게 군대를 철수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 가지게 될 평화 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전화 통화는 우크라이나의 분노를 촉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대화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면서 푸틴과 이야기 나누려는 시도가 줄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런 식의 통화가 푸틴의 외교적 고립을 완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도자들도 숄츠 총리의 전화에 대해 평가했는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전화 통화를 잘했다고 하면서도 푸틴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총리인 도날트 투스크는 "아무도 전화 통화로 푸틴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숄츠 총리 자신도 언론에 통화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거라는 푸틴의 환상을 깨기 위한 것"이었다면서도 "전쟁에 대한 푸틴의 견해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새로운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접촉하는데 아무 유럽 지도자도 러시아와 접촉 안 하는 경우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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