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스라엘에 일침…"가자지구 집단학살 국제 조사 제안"

이스라엘 "하마스의 공격은 집단학살, 우리의 가자 공격은 자기방어"

1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 광정에 들어오며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6.1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집단 학살인지 여부를 국제 사회가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이라는 비난이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국제적 연구를 제안함으로써 교황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강화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출간 예정인 한 책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에는 교황의 책 발췌문이 실려 있는데 일부 국제 전문가들이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집단 학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국제 법학자와 국제단체가 만든 (집단 학살의) 기술적 정의에 부합하는지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서는 집단학살, 자신들이 가자지구에 한 행위는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해 왔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주도한 남부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은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인질로 잡혔다. 그 후 이스라엘의 지상 및 공습으로 그 후 가자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은 4만3800명 이상이 사망했다.

14억 명의 신도를 거느린 가톨릭교회의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반적으로 국제 갈등에서 일방의 편을 들지 않고 긴장 완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 하마스와의 전쟁에서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

지난 9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사망한 것을 비난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도덕성을 넘어선" 것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에 가자 상황을 공개적으로 집단 학살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바티칸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만난 후 이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진 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은 교황이 자신들과의 대화에서 사적으로 그 단어를 썼다고 주장했지만 바티칸은 이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부인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