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는 청소년 성 학대 은폐 책임'…英 성공회 수장 사임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사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 성공회(국교회) 캔터베리 대주교가 1970년대부터 발생한 대규모 미성년자 성 학대 사건을 교회가 은폐했다는 보고서가 나온 지 5일 만인 12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지난주 약 40년간 이뤄진 한 남성의 대규모 성 학대 사건과 그에 대한 교회의 은폐 관련 관련 보고서가 나왔는데 그 후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사임 압력을 강하게 받아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영국 국교회가 역사적으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한 데 대해 오랫동안 느꼈던 깊은 부끄러움을 다시 느꼈다"면서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사임 결정이 영국 교회가 변화와 더 안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깊은 헌신의 필요성을 얼마나 진지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영국 성공회 대주교회의 의뢰로 구성된 독립 조사위원회는 1970~1980년대부터 교회 관련 변호사인 존 스미스가 저지른 성 학대가 교회에 의해 은폐됐다고 보고했다. 스미스는 영국에서 교인 여름 캠프 등을 통해 소년 및 젊은 남성을 성적·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하고 이후 아프리카로 이주한 후 2018년 사망 직전까지도 청소년들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영국에서의 성 학대는 1982년 일부 교회 지도자에게 보고됐지만 은폐되어서 스미스가 아프리카로 가서 성 학대를 더 이어갈 수 있었다. 피해자는 100명이 넘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스미스는 일부 피해자를 지팡이로 800번 때리고 피를 흡수하기 위해 기저귀를 제공했다. 그는 그런 다음 피해자의 몸을 휘감고 때로는 목이나 등에 키스를 했다.
스미스의 범죄 사실과 교회의 은폐는 2017년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그 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만천하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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