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앙은행 총재들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전쟁에 대비해야"
"2018년보다 단단히 준비돼 있어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으로 있는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새로운 무역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들은 차기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전 세계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전망하며 유럽이 2018년보다 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외국산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와 관련해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가 아는 건 수입 관세가 세계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동맹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무역 전쟁의 발발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렌 총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과 유럽의 무역 긴장이 고조됐고 당시 유럽은 공동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면서 이번에는 실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렌은 "무역 전쟁이 발발한다면 유럽은 2018년처럼 무방비해선 안 된다"며 "ECB는 권한 내에서 이런 큰 도전적인 환경에서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위한 지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중앙은행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해 다른 지역의 물가에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홀츠만은 "(트럼프는) 아마도 우리 예상보다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며 "달러 가치가 유로화와 동등한 수준에 도달하면 수입 비용, 특히 에너지 분야에 영향을 미쳐 ECB가 2%라는 물가 상승 목표치에 도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일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관세와 무역 장벽,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에 해롭다"며 신규 관세가 무역 전쟁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긴도스는 "관세를 부과하면 상대방이 보복하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관세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최악의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라우도 같은 날 "미국 선거는 유럽에 경종을 울린다"며 "트럼프의 구체적인 정책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의 계획은 미국에 더 높은 적자와 더 많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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