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구세계 질서 사라지고 새 질서 위한 투쟁 진행중"[트럼프 시대]

"최대 핵무기 보유국 패배시키려는 것은 서방 정치인 모험주의"
트럼프에 "암살시도 당시 깊은 인상…관계회복 의지에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에 대해 러시아를 패배시키려고 한다며 비난하면서 서방 주도의 구(舊)세계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위한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 싱크탱크인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총회에서 "우리는 위험한 선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나온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려는 서방의 요구는 서방 정치인들의 엄청난 모험주의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서방이 거만하게 러시아를 패전국으로 몰아붙였다"며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서방 문명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세계는 변하고 있으며 여러 강대국은 러시아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세계 구조는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미 이것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며 "새 질서를 만들기 위한 진지하고 돌이킬 수 없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는 러시아가 필요하며, 워싱턴이나 브뤼셀(나토)의 상전들이 내린 결정은 이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트럼프가) 암살 시도를 겪었을 때 그의 행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지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