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핵잠수함 조선소'에서 화재…러시아 파괴공작 의심

영국 경찰 "화재 원인 조사 중이며 핵 위험 없는 상태"
7월에도 DHL 창고서 화재 발생…유럽, 러 사보타주 경계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 소속 아스튜트급 핵추진 잠수함인 '아트풀함'(7400톤급).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영국 최대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스의 조선소에서 30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컴브리아주(州) 배로인퍼니스에 위치한 BAE 시스템스의 '데본셔 도크 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AE는 야간에 근무하던 200~300명의 직원들이 대피했으며 두 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데본셔 도크 홀은 그 규모가 6 에이커(2만 4281㎡)에 이르며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실내 조선 단지로 영국 해군의 아스튜트급 핵 잠수함과 드레드노트급 핵 잠수함을 건조하는 장소다.

컴브리아주 경찰 당국은 "여러 기관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핵 위험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방 소식통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방화은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BAE 시스템스 대변인은 "조사가 완전히 완료되기 전까지는 사고의 원인이나 잠재적 영향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러시아의 방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유럽 각지에서 러시아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여러 사보타주(파괴공작)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파리에선 지난 6월 사제폭탄을 제조하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중국적자가 검거됐고, 7월엔 독일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암살 시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한 영국에선 지난 7월 버밍엄에 있는 DHL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런던 경찰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켄 매캘럼 국내정보국(MI5) 국장은 이달 초 러시아 군 정보기관이 영국 거리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임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방화와 사보타주 그리고 점점 더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