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북한군, 이미 우크라 내 진입"…美의 '레드라인' 넘었나(종합)
바이든 "북한군, 우크라 국경 넘을시 타격 대상"
FT "북한군 3000명 우크라 국경서 50㎞ 떨어진 곳에 배치"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내로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 동향을 주시해 온 서방 국가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명의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CNN에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에 있으며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북한군 중 상당수가 이미 활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당초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가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내 진입 보도는 미국과 나토의 분석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파병 사실이 알려진 후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면서 북한군의 전선 투입을 경계해 왔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3년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처음으로 제3의 국가가 참전하는 것이 된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결이었던 전쟁 양상이 러시아와 북한 대 우크라이나의 대결로 확대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반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간다면 그렇다"고 말해 북한군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당의 벤 카딘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불법적인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끈질긴 추구와 더불어 국제법을 무분별하게 무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역내 파트너 및 동맹국의 안전과 안보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에 흔들림이 없다. 푸틴의 전쟁 기계를 지원하려는 북한의 노력에 맞서고 대응하기 위해 그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미국 관계자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다는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도 미국은 한국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주장한 지 몇 주가 지날 때까지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의 존재를 확인해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고위 정보 관계자들은 약 3000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곳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고위 정보 당국자들은 FT에 약 3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한 관리는 이들 중 수백명이 특수부대 소속이며, 나머지는 정규 부대원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군이 전장에서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파병된 병력의 상당수가 특수부대이며 북한은 병사들이 잘 훈련되어 있고 전문화되어 있어 일반 러시아군보다 전투력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 당국자들은 70여 년간 전쟁에 참전한 적이 없는 북한이 전투 경험을 쌓기 위해 파병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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