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손 내민 러시아…극심한 인력부족에 군과 경제, 붕괴중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 전쟁 사상자로 노동시장 빡빡…"내년 경제 붕괴" 관측
중앙亞 이어 인도·네팔 아프리카 인력 이용…"빈곤국 전투원과 노동력에 의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평양 모란관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서 건배를 하고 있다. 2024.06.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러시아의 인구 감소 배경 속에서 전쟁으로 인해 군과 경제가 붕괴한 것이 원인이라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전쟁 전에 이미 인구 감소가 시작됐는데 전쟁으로 인해 전장에서 많은 남성들이 죽고 산업 현장의 노동력 부족도 극심해지면서 북한 군인이 들어오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한국의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와 협력하여 얼굴 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가 북한 대포 발사하도록 돕고 있던 북한 장교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 군인이 파병된 것을 부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엄청난 국방비 지출로 인해 러시아 경제의 근본적인 약점이 더 심화하여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커져 북한군 수입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춘지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와 전쟁을 피하려는 고급 인력들의 해외 유출, 수십만명의 전쟁 사상자로 인해 러시아 노동시장은 빡빡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 미국 럿거스대 뉴어크 캠퍼스 정치학 교수인 알렉산더 모틸은 러시아 경제가 내년에 "붕괴"될 것이라고까지 예측했다. 그는 "러시아 경제가 침체되고 빈곤과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돈이 고갈되면 푸틴은 전쟁 기계(군대 의미)에 연료를 공급할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썼다. 모틸 교수는 이것이 그의 정권과 심지어 러시아 국가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러시아학 교수인 스테판 헤드룬드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많은 돈이 계약 러시아 군인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돈을 투입했지만) 그들 중 많은 수가 우크라이나에서 죽을 것이다. 많은 돈이 전장에서 파괴될 군사 장비 생산에 투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군수산업 이외 산업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다. 노동력 부족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들면서 비용 상승, 이자율 상승 위기에 처해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정권의 수입원이었던 석유, 가스, 무기 수출은 가격과 수요가 약화하면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헤드룬드 교수는 러시아가 북한에 군대를 요청한 것을 보면, 러시아 경제가 북한 경제와 비슷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재로 인해 산업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에 접근하지 못해 세계 경제에서 장기간 고립되면 러시아도 북한처럼 자급자족 경제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약 100만 명의 군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 러시아 사상자는 9월에 하루 평균 1200명 이상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러시아는 병력이 4배나 많지만, 자국의 전투원들이 '고기 분쇄기'라고 묘사한 전쟁은 군인 수효를 빠르게 감소시키고 있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침공 이후 러시아 군인이 사망한 수는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망한 소련군의 7배에 달한다.

이에 러시아는 무기, 장비 및 기타 자원뿐만 아니라 전쟁에 투입할 전투원과 노동자를 해외에서 점점 더 찾고 있다. 특히 북한은 1500명의 특수부대원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이 총 1만명의 군인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출산 촉진 정책으로도 인구 감소를 막지 못해 현재 중간 연령이 40세다. 원래부터 부족한 노동력을 인근 국가들로부터의 이주 노동자에 의존해 왔지만, 코로나19 당시 이주 노동자의 숫자가 줄어 480만명의 노동자가 부족했다. 또 100명 가까이 사망한 러시아 외곽 크로커스 시청 테러 공격으로 타지크인이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러시아의 외국인 혐오증이 커지면서 이주 노동자들도 러시아를 기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점점 더 먼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가디언은 썼다. 속아서 들어온 인도와 네팔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독일 또는 두바이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다. 우간다, 시에라리온 및 기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약 200명의 여성이 타타르스탄에서 공격용 드론을 조립하는 일을 하도록 모집되었다. 이들은 가성 화학물질에 노출되기까지 했다.

가디언은 "러시아는 개발도상국의 친구인 척하지만, 빈곤한 국가의 소모품 전투원과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한다"면서 이는 침공 전부터 러시아가 직면했던 근본적인 국내 문제였다고 요약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