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나토가입 안되면 핵무장"…파장 일자 "핵무장 안해"

"나토 가입 이상으로 강력한 안전 보장 수단 없다는 뜻이었다"
우크라 외교부 "우크라, 몇 주 내로 핵무장 가능" 보도 부인

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과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핵무장을 암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장이 일었다. 이후 "우크라이나가 몇 주 내로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커지자,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외교부가 진화에 나섰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갖거나 어떤 형태의 동맹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 러시아, 영국의 안전보장을 받는 대가로 당시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던 구소련의 핵무기를 포기한 역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인 미국, 영국, 러시아는 고통받지 않았지만, 핵무기를 포기한 우크라이나만 현재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은 전쟁 상태에 있지도 않고 국민들도 다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핵무기 대신 나토를 선택한 것"이라며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은 나토 가입이 어렵다면 핵무장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파장이 일었다. 동시에 독일 매체 빌트지(BILD)가 몇 달 전 무기 조달에 관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우크라이나가 몇 주 안에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의 핵무장설에 힘이 실렸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보다 더 나은 동맹이 없다는 뜻이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고 있지 않다"며 "내가 의미한 것은 나토 가입 이상으로 강력한 안전 보장의 수단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빌트지의 보도를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대량살상무기(핵무기) 개발 계획이 있다는 익명 소식통의 암시에 기반한 빌트지의 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1994년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을 준수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의 책임있는 참여자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스크바는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위험하고 무책임한 언사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포리자 원전(ZNPP)의 불법 점거를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의 핵시설에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