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가자 개전 1주기 앞두고 유럽 곳곳서 반전 시위

로마·런던·파리 등 도심서 친팔 시위
이스라엘 지지자들도 맞불 시위…시위대 간 충돌도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 주민의 생존권"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4.10.0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가자지구 전쟁 개전 1주기를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AFP통신과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럽 시민들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런던에서는 약 4만명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집결해 러셀 스퀘어에서 화이트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지금 당장 휴전하라"거나 "레바논에 손대지 마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시위대가 지나갈 때마다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반대 시위를 전개했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경계선을 만들어 분리했다.

일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원들은 무리에서 이탈해 친이스라엘 시위대에 접근하려다가 저지당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위 중 약 17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어느 시위대 소속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자지구 전쟁 1주기를 앞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원 한 명이 친이스라엘 시위대에 다가가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2024.10.05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시위 참가자 애그네스 코리는 "우리의 모든 선의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가자에서, 이제는 레바논과 예멘, 아마 이란에서도 잔혹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 영국 정부는 불행히도 그저 (휴전을) 말로만 외치며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ANSA통신에 따르면 로마에서는 약 60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자유 팔레스타인"이나 "범죄자 이스라엘"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로마 보안당국은 하마스의 범행을 미화하고 공공 안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는 이날 경찰과 충돌을 빚었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는 이번 집회가 하마스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수만명의 민간인을 추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탈리아 국민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이는 파시스트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독일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베를린의 중심부에 있는 훔볼트대학 앞에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원 약 1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1년 간의 집단 학살"이라고 외쳤다.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반유대주의를 주장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하마스에게 인질로 잡혀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사진과 함께 "납치됨"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아이리스 슈프랭거 독일 상원의원은 "증오나 명예 훼손, 반유대주의는 베를린 거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의견이나 개인적 우려, 항의를 존중심을 가지고 평화롭게, 폭력 없이 표현해달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레바논계 프랑스인 후삼 후세인은 "현재 레바논은 이란과 함께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아멘과 이라크에서도 긴장이 고조돼 확전으로 이어질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 전쟁 상황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며 "우리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