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동부 요충지 우흘레다르 점령

현장 주둔 부대 "포위 위협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미 연구기관 "러, 우흘레다르 점령한 전략적 이점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

우크라이나 동무 우흘레다르를 찍은 위성 사진. 밭과 가옥들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황폐해졌다. 2024.09.2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2일(현지시간), 동부 요충지 중 하나인 우흘레다르(Vuhledar)에서 철수했으며, 해당 지역이 러시아에게 넘어갔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흘레다르는 수개월 째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격 중인 러시아군이 얻은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다.

현장에서 작전을 수행한 우크라이나 부대는 텔레그램을 통해 "최고사령부는 병력과 군사 장비를 보호하고 추가 작전을 위한 위치 확보를 위해 우흘레다르에서 부대를 철수하도록 허가했다"고 알렸다.

부대는 러시아군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지만 끊임없는 공격으로 "포위 위협"이 있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패배를 직접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도네츠크 지역, 특히 (상황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진정한 회복력과 용기를 보여준 각 전투 여단에 감사한다"며 "우리 병사들은 모든 역경에도 점령군에게 진정으로 확실한 패배를 안겨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을 지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헀다.

아직 러시아 국방부는 우흘레다르에 대한 공식적 통제권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최근 며칠간 해당 지역 내 여러 지점에서 러시아 국기를 게양하는 군대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게시했다.

러시아 침공을 받기 전 우크라이나 동부 우흘레다르를 찍은 위성사진. 논이 초록빛을 띄고 가옥이 밀집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19.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전쟁 전 1만4000여 명의 주민의 터전이었던 우흘레다르는 러시아가 병합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 떨어져 있다. 이곳에는 여전히 민간인 약 100명이 남아 있다.

바딤 필라쉬킨 도네츠크 (우크라이나) 주지사는 "우흘레다르의 인도주의적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우려했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침공을 시작한 첫 주부터 이 우흘레다르 점령을 시도했다. 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2년 반가량 계속됐고, 러시아의 공격에 마을 지형은 대부분 평평해졌다.

미국에 본부를 둔 한 전쟁연구 기관은 러시아가 이곳을 점령함으로써 전략적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당장 우흘레다르를 넘어 빠르게 진격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