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냉전의 역사를 종식한 통일 독일의 탄생 [역사&오늘]

10월 3일, 독일의 재통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 후 1989년 12월 22일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모여 있는 독일 정치인들. (출처: SSgt. F. Lee Corkran, 사진(1989),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90년 10월 3일, 분단된 독일은 하나로 통일됐다. 45년간 동안 나뉘어졌던 동독과 서독이 마침내 하나의 국가로 재탄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은 승전국들의 영향력 아래 동서로 나뉘었다. 소련의 영향 아래 공산주의 체제를 구축한 동독과 미국의 영향 아래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한 서독은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로 냉전의 최전선에 섰다. 독일의 수도였던 베를린도 둘로 나뉘었다. 동독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세워진 베를린 장벽은 동서독 간의 물리적인 장벽이자 이념적인 장벽이었다.

1980년대 후반, 소련의 힘이 약해지면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동독에서도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잇따랐고, 결국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통일의 길이 열렸다. 동독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갈망했고, 서독은 통일을 통해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고 싶어 했다. 양측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독일 통일은 급속도로 진행됐다.

독일 통일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동독과 서독의 경제적 격차, 사회 시스템의 차이 등은 통일 과정에서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동독의 낙후된 산업 시설을 현대화하고, 경제 체제를 서독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무엇보다도, 동독과 서독 주민 간의 의식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독일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통일 전 낙후되었던 동독 도시들은 현대적인 건물과 시설로 새롭게 단장됐다.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주요 도시들은 문화, 경제 중심지로 거듭났다. 동독 지역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독일은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통일된 독일은 국제사회에서 국제연합(UN),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분단국가에 독일의 통일은 평화적인 통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 됐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