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교리 개정하고 실제 행동할까…전문가들 "가능성 낮아"
최근 푸틴 직접 핵교리 개정 주문…미·서방동맹국 겨냥
"푸틴 위협 공허…핵무기 두려워하게 만들 방법 찾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자국 정부에 '핵 교리'(핵무기 사용 규정) 개정을 공식 주문한 가운데, 주문대로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시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여러 전문가들은 푸틴이 지난 25일 언급한 핵 교리 개정안을 두고 "행동으로 옮겨질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평했다.
푸틴의 주문은 △핵무기를 갖지 않은 나라(비핵보유국)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지원국 또한 러시아를 공격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음 △러시아에 대한 미사일·항공기·무인기(드론)의 대규모 발사를 시작한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음으로 요약된다.
이는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만 않았을 뿐,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으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고 있고 최근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장거리 타격 미사일의 사용 제한 해제를 검토 중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높여갈 때마다 핵 교리 개정 가능성을 거론하며 위협해왔으나 실질적 이행은 없었다. 이번에는 푸틴이 구체적으로, 직접 언급에 나섰다는 게 특징이다.
다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핵 교리가 개정되더라도 그렇게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유럽의 한 고위 군 관계자는 AFP에 전쟁이 시작된 지 2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푸틴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푸틴은 올인(all-in)했다"며 "따라서 그는 확전할 여력이 거의 없다"고 했다.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의 객원연구원인 파벨 루진은 푸틴의 위협이 여전히 공허하게 들린다면서 "러시아는 전 세계가 러시아 핵무기를 두려워하게 만들 방법을 미친듯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전문가 알렉산더 크람치킨은 "문구가 의도적으로 모호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군부, 정치인, 여론의 압력을 받고 있다. 왜 아직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지 묻는 일반인들의 질문을 끊임없이 듣고 있다"고 짚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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