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그리운 한국과 '딴판'…핀란드, 판다 한 쌍 8년 일찍 송환 '왜?'

판다 사육에 들어가는 비용만 매년 22억…코로나로 빚만 늘어
핀란드 외교부 "사업상의 결정…중국과 관계에 영향 없어야"

2018년 3월 3일(현지시간) 핀란드 중서부에 위치한 아타리 동물원에서 수컷 자이언트 판다인 화바오(핀란드 이름은 파이리)가 눈 속에서 놀고 있다. 2018.03.03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핀란드의 한 동물원이 막대한 비용을 이유로 자이언트 판다 2마리를 예정보다 8년 일찍 중국으로 송환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 중서부에 위치한 아타리 동물원 이사회는 24일(현지시간) 자이언트 판다 '루미'와 '파이리'를 오는 11월 중국에 송환하기로 했다며 곧 1달간의 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루미와 파이리는 지난 2017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핀란드 방문 기간 맺어진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이듬해 1월부터 핀란드에서 지내왔다. 루미와 파이리의 임대 기간은 15년이다.

리스토 시보넨 아타리 동물원 이사회 의장은 판다가 지낼 시설을 짓는데 800만 유로(약 119억 원)를 투자했고, 중국에 내는 임대료를 포함해 연간 150만 유로(약 22억 원)를 써왔다고 밝혔다.

동물원은 판다가 핀란드 중서부의 관람객들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오히려 빚만 늘어났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더 커지자 동물원은 핀란드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보넨 의장은 판다 송환 협상에 3년이 걸렸다며 "중국이 이제 (송환이) 가능하다고 말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핀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판다 송환 결정은 동물원이 내린 사업상의 결정이고 핀란드 정부는 이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이 결정이 핀란드와 중국 간 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주핀란드 중국 대사관은 로이터통신에 "동물원을 지원하려는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우호적인 논의 끝에 판다를 돌려보내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중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 판다 2마리를 선물한 이후,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 판다를 임대해주는 '판다 외교'를 펼쳐왔다. 그러나 판다 한 마리당 연간 임대료로 매년 13억 원을 내야해 비용 부담이 크고, 판다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