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 중단"…독일 정부는 반박

독일 정부, 국제법-외교 관계 사이서 줄타기
유럽 국가들, 국제법 위반 우려에 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줄여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했다. 2024.09.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법을 위반한다는 압력에 독일 정부가 무기 수출을 중단했다는 전언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빌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방부 소식통은 독일 정부가 최근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소송 압박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이스라엘에 신규 무기 수출에 필요한 승인 업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 소식통은 독일이 법적 문제에 대처하는 동안 이스라엘에 신규 전쟁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보류한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온 이후 슈테펜 헤베스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독일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보이콧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제부 수출 승인 자료에 따르면 독일이 이스라엘에 전쟁 무기 및 군사 장비를 수출한 금액은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은 지난해 이스라엘에 3억2650만유로(약 4836억원) 규모의 군사 수출을 승인했지만,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1450만유로(약 214억원)만 승인됐다. 이중 전쟁 무기 범주에 든 건 3만2449유로(약 4807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독일이 이스라엘 지원을 두고 국제 질서와 외교적 관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 정부를 상대로 5건의 소송을 제기한 알렉산더 슈바르츠 유럽 헌법 및 인권센터 변호사는 "독일의 2024년 수출 승인 건수가 많이 감소한 것은 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이 의도적으로 변했다고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이스라엘 무기 수출로 법적 문제가 발생하자 수출을 중단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주의 법을 심각하게 위반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 수출 허가 350건 중 30건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2월 네덜란드도 가자지구 내 민간인 표적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에 F-35 전투기 부품 수출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