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유명 관광지 '트레비 분수'에 입장료 도입 검토

수익성 보다는 관광객 통제 목적
2025년, 가톨릭 정기 희년…로마 및 바티칸 방문객 3000만명 예상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 활동가들은 21일(현지시간) 식물성 먹물을 트레비 분수에 부었다. 이들은 검게 변한 물 속에서 '화석연료는 안 된다'고 적힌 천을 든 채 "정부가 구체적인 조처를 취하기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규탄했다. 2023.05.2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 로마 당국이 대표적인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를 보려는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걷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관광을 담당하는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시의원은 "트레비 분수에 예약 시스템을 갖추고 입장 조건 및 시간제한을 두는 등 새로운 접근 방식을 검토하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오노라토 의원은 트레비 분수 입장이 "로마 시민들에게는 무료이며 관광객들에게는 1유로의 비용을 받는 예약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장료의 목적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군중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장 조건으로는 존중받을 만한 기념비에서 아이스크림이나 피자 섭취를 금지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로마시 대변인은 입장료 도입안이 "아직 초기 아이디어일 뿐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조만간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내에서 관광으로 인해 주민 생활이나 자연환경이 침해당하는 '오버 투어리즘'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 지자체는 규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관광 도시 베네치아는 주간 방문객에 5유로(약 7400원)의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올해 초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25년마다 돌아오는 가톨릭교의 '정기 희년'이라 방문객 수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마와 바티칸 방문객 수는 내년 한 해에만 약 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