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대규모 드론 공격, 푸틴에 큰 타격 못줘"
젤렌스키 "러시아 국민도 전쟁 느껴봐야…전쟁 종식 위한 전략"
"러 평화로 이끌기 위해 무기 필요"…장거리 미사일 공격 허용 요청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쟁 발발 후 2년 반여만에 드론 등을 이용해 러시아 내부를 겨냥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현지시간) 밤 연설에서 "러시아 내 드론 공습은 러시아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똑같이 전쟁을 느끼게 함으로 전쟁을 종식시키 위한 전략"이라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침공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러시아의 국경 지역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로 가져온 곳에서 다시 밀어내야 한다"며 "테러리스트 국가(러시아)는 전쟁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 전역의 정유 공장과 발전소를 집중 공격했다. 특히 지난 1일엔 모스크바와 트베리의 전력 및 정유 시설을 겨냥해 15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으나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에 위치한 정유공장 등에선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를 평화로 이끌기 위해선 우리도 효과적인 도구가 필요하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정상들에게 장거리 미사일 등을 통해 러시아 내부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서방 국가들이 '에이태큼스'(ATACMS·미국), '스톰섀도'(영국) 등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은 금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일엔 개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지역을 진격했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과 (드론 등을 활용한)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공격을 감행한 것은 군사적 우위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향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믹 라이언 호주 군 군사 전략가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해 "러시아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푸틴과 정치 체제를 겨냥한 것"이라며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이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기꺼이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WSJ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드론 공격이 전쟁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저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물류 중심지인 포크롭스크를 향해 빠르게 진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전쟁의 전반적인 양상을 바꾸지는 못했으며, 석유 저장고와 발전소에 대한 공격도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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