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좌파, 총리 지명 미루는 마크롱에 '탄핵' 압박

마크롱, 23일 각 정당 지도자와 회담…교착상태 타개할까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귀빈을 맞이하고 있다. 2024.07.16/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기 총선 이후 정치적 혼란에 빠진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차기 총리지명을 차일피일 미루자 극좌파가 탄핵을 거론하며 마크롱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폴리티코 유럽판 등에 따르면 극좌파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는 전날 라 트리뷴 일요판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앞으로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에서 총리를 임명하지 못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탄핵을 거론했다.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등 NFP를 구성하는 당 지도자들은 기고문에서 "우리는 이 공개서한을 엄숙한 경고로 쓰고 있다. 의회 선거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무시하기로 한 결정은 대통령의 명령에 대한 기본적 요건을 비난할 만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프랑스 헌법 68조를 들었다.

프랑스 헌법 68조는 프랑스 대통령이 임무 수행 중 명백히 의무를 위반한 경우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이 끝이 나며 총리 지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1당인 좌파연합 내에서는 총리 후보를 두고 갈등을 빚던 끝에 총리 후보를 지명했으나, 마크롱 프랑스 총리는 파리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새 총리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극우 세력인 국민연합(RN)과 극좌 세력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를 암묵적으로 제외한 연정 구성을 촉구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3일 각 정당 지도자와 만나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전망이다.

엘리제궁은 "총리 임명은 협의와 그 결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프랑스 국민은 변화와 광범위한 통합에 대한 바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국가에 봉사하는데 가능한 가장 광범위하고 안정적인 다수결로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이 탄핵당하기 위해서는 상·하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NFP는 하원 577석 중 180석, 상원 348석 중 98석을 차지한 상태라 실질적인 탄핵이 이뤄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아울러 LFI의 탄핵 주장은 좌파 연합 내에서도 반대에 부딪히며 실질적인 탄핵 정국으로 빠지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NFP의 사회당 대표 올리비에 포르는 "탄핵 시도는 프랑스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넣으려는 극좌파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NFP에서 총리 후보로 지명한 파리시 재무국장 루시 카스테트의 측근들마저도 탄핵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카스테트의 측근은 폴리티코에 "탄핵은 루시가 아니라 LFI가 주장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