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쿠르스크 방문 이탈리아 언론인들에 형사 수사 개시

우크라가 장악한 쿠르스크 마을 취재…러, 불법으로 국경 넘었다며 문제시

러시아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된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 소속 기자, 스테파니아 바티스타니 특파원과 카메라기자 시모네 트라이니와 연대하는 유럽연합 언론인 조직의 성명 갈무리. 2024.08.17/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가 장악 중인 쿠르스크 지역을 취재한 이탈리아 국적 언론인 두 명에 대한 형사 수사를 17일(현지시간) 개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영방송사 RAI에 소속된 두 언론인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혐의를 받는다.

RAI 소속 스테파니아 바티스타니 특파원과 시모네 트라이니 카메라 기자는 지난 6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본토 쿠르스크를 침공한 이후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수드자 마을을 촬영해 보도했다. 외신 중 최초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호위 아래 이같은 보도를 제작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두 기자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었다며 형사 소송을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외무부는 이날 RAI 제작진이 불법으로 국경을 횡단했다며 주러 이탈리아 대사를 초치했다.

이탈리아 외무부의 세실리아 피치오니 대사는 RAI와 보도진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했다고 러시아 측에 설명했다.

RAI 노조와 이탈리아 전국 언론 노조 FNSI는 공동성명을 내고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며 두 기자를 재판에 넘기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단호히 비판했다. 이어 "보도는 사전 허가를 받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RAI는 두 기자에게 18일, 밀라노로 복귀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들이 본국에 안전히 송환될 수 있을지는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