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쿠르스크서 美 무기 사용…대피 돕던 자원봉사자 사망"

우크라, 지난 6월 미국산 무기 통한 러 본토 벨고로드 공격 시인
"세임강 다리 완전히 파괴…엄중한 처벌 받을 것"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세계 방위 박람회 행사에서 지난 3월6일(현지시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옆에 서 있는 모습. 2022.03.06/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박재하 김성식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미국산 무기를 사용했다고 러시아가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 지역에서 최초로, 서방에서 만든 아마도 미국의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이마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로켓 시스템이다. 장거리 사격이 가능하고 정밀도도 높으며 기동성도 뛰어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렸다. 다만 서방은 전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 자국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만류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하이마스로 러시아 동부 벨고로드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한 점을 인정하며 미국산 무기를 통한 첫 러시아 본토 공격을 시인했다. 이후 전장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바뀌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국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 무기를 활용한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글루시코프 지역의 세임강 다리 공격으로 다리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민간인 대피를 돕던 자원봉사자들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본토 진격으로 러시아 내에서는 최소 12만 명의 대규모 대피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비인도적 행위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은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보급 거점을 공격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날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게시글을 통해 조종사들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의 거점 보급기지와 보급로를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주내 글루시코프스키구(區) 세임강을 잇는 다리를 파괴했다고 알렸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 내에서 적을 향해 1~3㎞ 추가로 진격했다고 밝힌 상태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스스로의 조건으로 협상하길 바란다"며 "(러시아 측에) 제발 협상해달라고 간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