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이민 폭동에 유색인종 여성 대상 호신술 강의 '북적'

대부분 무슬림 여성들…"호신술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유익해"
폭동 이후 수업 등록하는 여성들 증가

반이민 폭동이 거세지고 있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 여성이 방어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 2024.08.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최근 영국 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반이민 폭동에 대비해 유색인종 여성들이 스스로 방어하기 위한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약 30명의 유색인종 여성들은 호신술을 배우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운동장에 모였다.

여성들은 대부분 무슬림으로, 소수 민족 출신 여성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히잡을 쓰고 강사들이 알려주는 동작을 따라하며 자기 방어 기술을 배웠다.

수강생 엘자 아난(24)은 "당연히 이런 호신술을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이런 기술을 아는 게 유용하고 유익하다"며 "최근 극우 단체들이 나서서 유색인종을 표적으로 삼는 사건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은 무술 전문가 마야 하산(28)은 "(호신술을 통해) 정말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사물을 알아차리고 빠져나올지 배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술 강사 스튜어트 맥길은 발차기 같은 기본 동작과 벨트 등 일상 용품을 이용해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맥길은 "폭동 이후에 더 많은 여성들이 수업에 등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동은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 머지사이드주(州) 리버풀의 해안마을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선 흉기 난동으로 어린이 3명이 숨지면서 시작됐다.

곧 피의자가 이슬람 이민자이며 범행 전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쳤다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극우 단체의 주도로 시위가 전개됐고, 경찰과 이민자들을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폭동 양상을 띠게 됐다. 여기에 일반 시민들이 폭력 근절을 호소하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폭동이 시작된 이후 반이슬람 폭력 행위에 대한 신고는 약 500건 이상 접수됐다. 현재 폭력 행위에 가담한 약 800명 이상이 체포된 상태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