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아테네 턱 끝까지 접근…병원·주택에 대피령(상보)

최소 5개 지역 주민들 대피
유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산불 기간 길어져…면적도 확대"

11일(현지시간) 아테네 북쪽 바르나바스에서 사람들이 산불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지켜보고 있다. 현지 소방당국은 소방관 400명과 차량 110대, 헬기 29대를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으나 높은 기온과 80~90km에 달하는 풍속이 산불 진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염의 높이가 25m에 달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지난 6월부터 극심한 폭염과 화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온은 12일 섭씨 39도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08.1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김예슬 기자 = 그리스 북동부 이스트 아티카의 바르나바스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가 수도 아테네까지 접근하자 주민들의 대피가 이어졌다.

12일(현지시간) 그리스 매체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산불은 그리스 바로 북쪽에 있는 펜텔리쿠스 산까지 번져 주민들이 대피에 나섰다.

바실리스 바스라코지아니스 그리스 소방청 대변인은 산불이 "펜텔리쿠스 산에 도착해 펜텔리 지역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시민보호청은 이날 오전 4시52분쯤 팔라이아 펜텔리, 멜리사, 폴리테이아, 에칼리 등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경보를 발령하고 고도의 경계 태세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오전 5시10분 부터는 네아 펜텔리, 팔라이라 펜텔리, 드라피, 디오니, 다마라시 등 등 최소 5개 지역 주민들에게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경보가 내려졌다.

바스라코지아니스 대변인은 "펜텔리 어린이 병원과 414 군병원 내 인원들도 대피했다"고 밝혔다.

산불 현장에는 소방관 510명과 소방차 152대가 배치됐다. 화재 진압을 위해 항공기 29대도 투입될 예정이다.

라펜도사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며 "집 안에 가스통과 오일 탱크가 있다. 집은 제가 평생 살아온 곳이자 평생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울분을 토했다.

바스라코지아니스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화재 40건 중 33건을 소방대원들이 신속히 처리했다"며 "그러나 소방대원들은 7개의 산불과 아직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그리스는 여름철 화재에 특히 취약해 매년 여름마다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1960년 공식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과 7월에 보내며 산불 위험이 높아졌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산불 기간이 더욱 길어지고 화재 지역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