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중시했던 스타머 총리, 英 반이민 폭동 심화에 여름 휴가 취소

지방 관저와 런던 오가며 근무 예정
경찰에 "최고 경계 태세 유지하라" 당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민들이 '난민을 환영한다' '극우를 멈추자' '공동체를 사랑하자'는 팻말을 걸고 최근 전국에서 벌어진 반(反)이민 폭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4.08.0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최근 영국 흉기 난동 사건으로 촉발된 반이민 폭동이 더욱 심화되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결국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한 총리실 관계자는 스타머 총리가 반이민 폭동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예정되어 있던 휴가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휴가 대신 런던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와 총리 지방 관저인 체커스를 오가며 근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는 스타머 총리는 당초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며 유럽 지역을 여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 내 극우단체들의 반무슬림·반이민 시위와 이에 따른 폭력 사태가 번지자 총리는 휴가 일정을 한 주 미뤘다.

그러나 계속되는 소요 사태에 총리가 여름휴가를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영국인 452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1%의 응답자가 '총리가 휴가를 가선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폭동은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 머지사이드주(州) 리버풀의 해안마을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선 흉기 난동으로 어린이 3명이 숨지면서 시작됐다.

곧 피의자가 이슬람 이민자이며 범행 전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쳤다는 잘못된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극우 단체의 주도로 시위가 전개됐고, 경찰과 이민자들을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폭동 양상을 띠게 됐다. 여기에 일반 시민들이 폭력 근절을 호소하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9일 스타머 총리는 경찰에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라"며 "지역 사회가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