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쿠르스크 이틀째 공격…수천 명 대피
러, 쿠르스크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
군 분석가들 "러군 병력 충분해…수적 열세인 우크라 더 위험해 질 수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우크라이나가 7일(현지시간), 이틀 연속으로 군대와 장갑차를 동원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를 공격하고 있다. 개전 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날 저녁,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시작한 지 36시간이 지나서야 쿠르스크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쿠르스크의 서쪽에서 시작된 공격은 곧 격렬한 전투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 지역에 병력을 급파하고 공군 및 포병 화력 무기를 발사했다.
한 군사 분석가는 NYT에 이날 저녁까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로 수 ㎞를 전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격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지상 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의 지원을 받은 러시아 망명 무장 집단이 주체였던 반면,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은 우크라이나군 최대 1000명이 국경을 넘어 공격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단 그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민간 건물과 구급차를 무차별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 정권이 또 다른 대규모 도발을 감행했다"고 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런 공격을 감행한 목적에 대해, 러시아군을 최전선으로 돌려 우크라이나군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전투에 투입할 병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미 수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을 더욱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쿠르스크 지역의 맞은편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의 볼로디미르 아르티우흐 주지사는 주민 60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미국도 대응에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미국이 "좀 더 나은 이해를 얻기 위해 우크라이나 측에 연락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책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우크라이나는 국경을 넘어 임박한 위협을 겨냥할 때만" 미국이 공급하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쿠르스크 공격을) 도발이라 부르는 것은 다소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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