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에 이스라엘 보복 공격 '수위조절' 요구"

로이터 6일 이란 소식통 인용보도…쇼이구, 최고지도자와 비밀회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4.0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대(對)이스라엘 보복 수위를 조절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이란 측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지난 5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밀리에 만나 이스라엘 공격 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해달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하메네이 측은 쇼이구 서기를 향해 러시아제 수호이(Su)-57 전투기를 인도할 것을 압박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쇼이구 서기의 이번 방문은 이란에 보복 자제를 촉구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암살된 사건을 규탄하기 위함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으로부터 멀어진 러시아는 이슬람 혁명 이래 반세기 넘게 반(反)서방·이스라엘을 표방해 온 이란과 밀월 관계를 형성했고, 특히 양국 간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란의 군사 보복 예고에 이스라엘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러시아도 물밑에서 설득에 나선 모습이다.

그럼에도 이란과 이란의 대리 세력들은 이스라엘을 향한 전의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 측 소식통 4명은 이날 로이터에 이란이 최근 하니예 피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한다'는 뜻을 외국 관료들에게 전달했다고 확인해 줬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도 "보복은 불가피하며 외교는 더 이상 실행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