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 의회에 '언론법 개정안' 제의…"가짜뉴스 확산 방지"
"양질의 자유로운 언론 없이 민주주의 없다"
스페인 야당 "부인 부패 혐의 감싸려 언론 통제" 비판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가짜 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언론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언론법 개정안을 제의했다. 개정안엔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편집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주 △공적 자금 지원 광고 및 제3국으로부터 받은 금액 △투명한 시청자 데이터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산체스 총리는 또 기존 언론사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1억 유로(약 1500억 원)의 보조금 지원 계획도 밝혔다.
통신은 이번 개정안이 언론을 규제하는 동시에 언론인을 스파이 활동과 취재원 공개 압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지난 3월에 유럽연합(EU) 의회를 통과한 '미디어 자유법'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자유법은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뉴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플랫폼으로부터 언론의 편집권을 비롯한 보도 과정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양질의 자유로운 언론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며 "신뢰할 수 있고 다양한 소식통이 없으면 시민들은 장님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체스 총리의 언론법 개정안을 두고 스페인 야당인 인민당(PP)은 언론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인민당은 위력과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산체스 총리의 부인인 베고나 고메즈 여사의 법원 출석을 이틀 남긴 시점에 산체스 총리가 개정안을 제의했다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그동안 고메즈 여사의 부패 혐의에 대해 야당의 지원을 받은 우파 언론이 퍼뜨린 가짜 뉴스라고 반박해 왔다.
인민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산체스 총리가 이제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며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자"고 강조했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주 인민당 대표도 산체스 총리가 개인적인 이유로 언론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논쟁(가짜뉴스)이 벌어지는 유일한 이유는 산체스 총리의 부인이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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