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없는 친환경 파리올림픽' 구호가 폭염에 녹아내렸다…2500대 주문
'컨디션 악영향' 우려…'각국 자비로 에어컨 주문' 타협안
"국가 간 빈부 격차 내보여…선수들 기량 차이에도 영향"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프랑스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일부 국가들이 주문한 2500대의 이동식 에어컨이 설치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선수촌 담당자는 2일(현지시간) "일생일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쾌적함과 회복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려 했다"며 "약 2500대의 에어컨이 주문됐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달 말 열리는 파리 올림픽은 친환경을 표방해 '에어컨 없는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선수촌은 총 7000개의 객실로 구성돼 있으며, 지하수를 이용한 냉각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선수촌 밖보다 기온이 최소 6도 이상 낮다.
그러나 올해 파리는 한여름 온도가 4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컨디션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 속에 주최 측은 타협안으로 각국이 자비로 이동식 에어컨을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편에선 국가 간 빈부 격차가 드러나도록 했다는 지적과 함께 에어컨 유무가 선수들의 기량 차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부유한 국가의 팀들이 선수들에게 에어컨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에어컨을 제공하지 않는 가난한 국가들보다 (올림픽 성적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쿨링 재킷과 냉풍기 등을 선수들에게 보급하기로 했다.
주최 측은 선수촌만 친환경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대신에 임시 경기장이나 오래된 경기장을 개조해 이번 올림픽에 사용한다.
아울러 선수촌 메뉴에서 육류 제품은 줄였고 스케이트 보드와 BMX 경기가 열리는 각각의 경기장에선 100% 채식주의자 메뉴로 식사가 구성된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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