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 노숙자 1만명 넘어 최고치…"지원 요청도 크게 증가"[통신One]
2023~2024년도 노숙자 직전 연도보다 19% 늘어나
"문제 방치하면 안 돼…범정부 대책 계획 수립해야"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주거지에서 쫓겨나 노숙자 생활을 하는 인원이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사회적 기업 '홈리스링크(Homeless Link)와 다중기관 데이터베이스인 CHAIN(Combined Homelessness and Information Network
)에 따르면 지난 2023~2024년도 기준 런던에서 생활하는 노숙자가 2022~2023년보다 19% 증가하면서 1만1993명을 기록했다.
이는 런던에서 나타난 노숙자 인원 증가 폭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한다.
전국적으로 노숙자들을 돕는 자선단체 위기(Crisis)에서도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최전선에서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위기(Crisis) 산하 9개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서비스 수요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5% 늘어났다. 지역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잉글랜드 북서부 머지사이드에서는 39% 증가했고 버밍엄은 35%, 런던 외곽에 있는 브렌트에서는 무려 44%까지 상승했다.
현장에서 노숙자들을 돕는 활동가들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수백명 더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영국 전역의 25만가구 이상이 최악의 노숙 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잉글랜드 전역으로 보면 노숙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잉글랜드에서는 공공 주택이 9561채 건설됐지만 공공 주택 2만2023채가 매각되거나 철거됐다.
자선단체 위기(Crisis)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주요 정당에 정부 부처 안에 노숙자 퇴치 기구를 설립하고 매년 9만개의 새로운 공공주택을 건설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주거지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지원 서비스에 예산을 편성할 것을 강조했다.
매트 다우니 '위기(Crisis)' 대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열악한 임시 주거 시설에 갇혀있고 집 한 채를 지킬 수 있을지를 걱정하면서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안정된 노후를 누려야 할 60~70대 노년층은 말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위기의 규모를 인정하고 노숙자 문제를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지 신속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각 정부 부처의 노력을 조율하고 매년 공공 주택을 더 건설할 수 있도록 정부 중심에서 강력한 시동을 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숙자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 홈리스 링크의 CEO인 릭 헨더슨은 "지난 한 해 동안 런던의 노숙자 수가 끔찍할 정도로 증가한 것은 차기 정부가 런던과 전국에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렴하고 안전한 주택을 계속 제공하면서 노숙자를 방지하고 빈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 노숙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다양한 범정부 대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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