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극좌·극우 모두 비판…"분열에 기초하기에 내전 불러올 것"

LFI "시민 불안 야기하는 것은 마크롱 자신"
RN "7년간의 마크롱주의가 나라 망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 총선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024.6.12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방영된 한 팟캐스트에서 극우 '국민연합'(RN)과 강경 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모두 프랑스에 '내전'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두 당 모두 분열적 사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은 팟캐스트 '제너레이션 두 잇 유어셀프'에서 선거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RN의 매니페스토(공약)와 범죄와 이민자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에 대한 해결책이 '낙인찍기 또는 분열'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극우파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종교나 출신에 따라 사람들을 분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열과 내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PF)의 일부인 극좌파 정당 LFI에 대해서도 같은 비판을 했다. NPF는 LFI와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등의 4당 연합이다.

마크롱은 "그것(LFI)도 종교적 관점이나 그들이 속한 공동체로만 사람들을 분류하기 때문에 그 이면에는 내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나 소속 공동체만으로 사람을 보는 것이 더 큰 국가 공동체로부터 사람들을 떼어놓는 것을 정당화하고 그 때문에 이들도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과 내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이 이끄는 중도 우파 르네상스당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 역시 유럽 1라디오에 출연해 RN의 경제 프로그램을 비난하며 RN이 승리할 경우 나라가 "재난으로 곧장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이 언급한 극좌와 극우당 모두 즉각 반발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프랑스 2TV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해외 영토인 뉴칼레도니아 등에서 시민 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마크롱 자신의 정책이라며 마크롱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조던 바르델라 RN 대표는 프랑스 뉴스 매체 M6에 출연해 "공화국(프랑스 의미)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모든 프랑스 국민을 위한 안보를 다시 확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7년간의 '마크롱 주의'가 국가를 약하게 만들었다"며 구매력을 높이고 '질서를 회복'하며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외국인을 보다 쉽게 추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그는 국경 강화, 외국인 자녀의 시민권 취득 요건 강화, 에너지 세금 인하,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도 제안한 적이 있는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금지, 교복 도입 등의 학교 개혁도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하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극우와 극좌 등 다른 당들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 참패하게 하려는 목적이었지만 도리어 이번 선거는 RN과 NPF 간의 대결이 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