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美대사 초치…에이태큼스 크림반도 공격 항의
"잔혹행위에 대해 책임 물을 것"…크렘린궁 "푸틴, 핵교리 조정 작업중"
- 김성식 기자,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박재하 기자 = 러시아 외무부가 24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전날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크림반도(우크라이나명 크름반도)를 공격한 데 대해 항의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린 트레이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크림반도 공격과 관련 "미국은 이번 잔혹 행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권과 동등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을 '야만적'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러시아 민간인들이 사망한 데 대한 후과가 반드시 뒤따를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더 깊이 타격하면 미국과 유럽을 사거리로 하는 재래식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5일 발언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설명 없이 "푸틴 대통령이 핵 교리를 현재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한 자국 내 핵 교리를 변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을 향해 집속탄을 장착한 에이태큼스 5기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4기는 방공망에 격추됐으며 1기는 세바스토폴 상공에서 폭발했지만,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것으로 러시아 당국은 집계했다.
에이태큼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은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집속탄이 탑재된 개체를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경우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사거리 165㎞짜리 구형 모델만 지원했다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3월부로 사거리 300㎞에 달하는 신형을 지원하게 됐다.
미국은 여전히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은 불허하고 있다. 다만 크름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영토라는 점에서 러시아 본토로 보기는 힘들다. 미국은 러시아의 공세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가 공격을 받자 에이태큼스를 제외한 다른 무기는 본토 방어 목적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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