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두 번째 소녀상, 이탈리아서 공개…日항의에도 "철거 생각 없어"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이탈리아에 일본군성노예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 유니오네사르다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시의 콜롬보 해안에서 소녀상 제막식이 진행됐다.

소녀상이 설치된 곳은 스틴티노 시청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으로, 관광객이 자주 찾는 해안가의 공공부지에 설치됐다.

이번 소녀상은 독일 베를린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설치됐다. 해외에서는 총 14번째다.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이번 소녀상 비문은 과거의 범죄를 부인하고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의 행위가 정의롭지 않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비문은 한국어 외에도 영어와 이탈리아어로도 작성됐다.

앞서 스즈키 사토시 주이탈리아 일본 대사는 리타 발레벨라 스틴티노 시장과 만나 제막식을 연기해달라 요청했다. 스즈키 대사는 이미 사과하고 피해 배상금 인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녀상 비문에 대한 일본의 반발이 이어졌는데, 발레벨라 시장은 "한국 측의 입장을 들어본 뒤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소녀상을 철거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인권 변호사 출신인 발레벨라 시장은 제막식 행사에서 "나는 여성과 전쟁 중 그들에게 가해진 폭력이 있다고 믿는다"며 "지금 우리가 추모하고 있는 한국인 희생자들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등 지금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세계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발레벨라 시장은 제막식 전날인 21일 일본 교도통신 측과 만나 소녀상 비문에 "(한국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이 적혀 있다"며 "문구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는 또 발레벨라 시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부가 부족했다. 일본만을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고, 주이탈리아 일본대사관 관계자로부터도 설명을 들었다며 "한일 양국의 입장을 병기한 비문으로 다시 만들겠다"고 밝혔고 보도했다.

하지만 발레벨라 시장은 정의기억연대 측에는 이 같은 발언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져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