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이어 우크라도 수감자 전쟁에 동원…"앉아있기 보다 속죄할 기회"

수감자로 구성된 부대에 배속해 최전방 배치…현재까지 2750여명 석방
1차 모집에 4000여명 이상 지원 예상…강한 동기 부여

우크라이나 군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경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도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기 위해 수감자들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가 지난달 마약 거래, 휴대폰 절도, 무장 폭행 및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의 군입대를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한 후 현재까지 2750명 이상의 남성들이 석방됐다. 신체검사와 심리검사 등을 통과한 수감자들은 수감자들로만 구성된 강습여단(assault brigade)에 배속되어 최전방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

다만 2명 이상을 살해하거나 성폭행 혐의로 수감된 자들이나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이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57세 이상도 지원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수천 명의 전투가 가능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교도소에 철창 뒤에 앉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장에 투입하기 위해) 수감자들을 석방해 주는 프로그램은 헌법에도 부합하고 윤리적이며 실용적이라고 주장한다고 WP는 전했다.

데니스 말류스카 우크라이나 법무장관은 "1차 모집에 최소 4000명 이상이 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감자들의 동기 부여가 일반 병사들보다 더 강하다. 그들은 조국을 지키고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약 거래 혐의로 6년 동안 복역 중인 세냐 슈체르비나(24)는 "모병 담당자와의 면접을 기다리고 있으며 하루빨리 파병되기를 희망한다"며 "속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 그냥 앉아 있는 것보다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2019년 무장 폭행 혐의로 7년 7개월을 선고받은 에드워드(35)는 "어렸을 때 군인이 되고 싶었으나 가난 속에서 범죄에 빠지게 되었다"며 "러시아가 침공한 후 자신과 같은 남성들이 참전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복역 중 아내와 자녀를 잃은 드미트로(28)는 "저의 (입대) 동기는 (아내와 자녀들의)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도 병력 충원을 위해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여성 수감자들까지 석방해 저격수와 전투 의무병, 최전방 통신병 등으로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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