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G7 정상회의서 AI 개발 경고…"살상용 로봇 사용 금지해야"

"어떤 기계도 생명 뺏어선 안돼…인간 통제 필요"
G7, 공동성명에 "군용 AI 프레임워크 필요성 인식"

14일 이탈리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 실무회의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제인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발표하는 것을 옆에 착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매우 흥미롭게 경청하고 있다. 2024.06.14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공지능(AI) 기술의 무분별한 개발을 우려하며 이를 면밀히 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AI는 흥미로운 동시에 무서운 도구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 기계의 선택에 의존하게 만든다면 인류를 희망 없는 미래로 내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우리는 AI의 선택에 대해 인간이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보호해야 한다"라며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여기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AI를 활용한 살상용 로봇의 사용을 금지하자고 촉구했다.

"무력 충돌이라는 비극에 비춰 볼 때 이른바 '치명적인 자율 무기'와 같은 장치의 개발과 사용을 재고하고 궁극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더욱 강력하고 적절한 인간 통제를 도입하려는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에서 시작된다"라며 "어떤 기계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것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교황이 언급한 '자율 무기'는 AI가 스스로 판단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기능을 탑재한 로봇이다. 이런 자율 무기는 군인들의 피해를 줄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의 개입 없이 목표물을 정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법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 "우리는 AI가 군사 영역에 미치는 영향과 책임감 있는 개발·사용을 위한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고 AFP는 전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