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후원사 선정에 영국 대표 록 축제 '보이콧' 확산[통신One]

라인업 밴드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돈 받는 은행 후원 행사 용납 못 해"
바클레이즈 "관련 고객 주식 보유하지만 직접 투자 아냐" 해명

영국 최대 록 페스티벌인 다운로드 페스티벌(Download festival) 공식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갈무리. 2024.06.13/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최대 규모의 록(Rock) 페스티벌에 참여하기로 했던 유명 밴드들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위산업체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공식 후원사로 들어오자 공연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다운로드 페스티벌'은 영국을 대표하는 록, 메탈, 펑크 음악 축제로 올해 행사에 앞서 레드불(Red Bull), 리퀴드 데스(Liquid Death) 등과 함께 바클레이카드를 공식 후원사로 선정했다.

다운로드 페스티벌은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셔 더비에 있는 도닝턴 파크에서 열린다.

하지만 많은 음악 아티스트들이 다운로드 페스티벌이 바클레이즈를 공식 후원사로 참여시킨 것에 항의하기 시작했고 이는 보이콧 연대로 확장됐다.

바클레이즈가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이스라엘과 무기를 거래하는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이유에서다.

바클레이즈는 회사가 자체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고객사 가운데 이스라엘 방위산업체가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메탈 밴드인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은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다운로드 페스티벌의 공연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스트 컨트롤은 "다운로드 페스티벌의 결제 파트너이자 공식 후원사인 바클레이즈 은행에 대한 보이콧에 동참하기 때문"이라며 "바클레이즈 은행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데 무기와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와 대출을 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후원자가 대량 학살을 부추겨 이익을 얻는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메탈코어 밴드 이타카(Ithaca)도 지난 11일부터 보이콧 운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번 연대의 움직임으로 인해 페스티벌 주최 측은 누구로부터 돈을 받는지 신중하게 성찰하고 젊은 세대의 밴드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이외에도 펑크 밴드 스피드(Speed), 스카울(Scowl), 줄루(Zulu) 등도 잇따라 공연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5월 바클레이즈가 후원한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페스티벌(The Great Escape Festival) 음악 축제를 앞두고 100여개가 넘는 밴드가 보이콧 연대를 벌인 이후에 계속되는 것이다.

이에 바클레이즈는 보이콧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하자 온라인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공급하는 9개 방산업체에 투자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이는 우리가 하는 일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고객의 지시나 수요에 따라 상장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고 이에 따라 주식을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방위산업체인 엘빗(Elbit)에 투자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가 직접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객이 주도하는 거래로 주식을 보유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지만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엘빗이 집속탄(cluster bombs)을 만든다는 주장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집속탄이나 부품을 제조한다는 증거가 발견되는 모든 기업과의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